두 달 새 아파트 전셋값 2억 급락…성동구에 무슨 일이

입력 2016-12-26 18:54   수정 2016-12-27 05:16

'메머드 단지' 입주 본격화
센트라스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 6억 중반→4억 중반

'갭투자' 많아 전세 물량 속출
인근 임차시장 타격 가능성
"세입자는 지금이 기회"



[ 윤아영 기자 ]
4500여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서울 성동구 아파트 전셋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입주 아파트의 전셋값이 최근 두 달 새 2억원 가까이 빠졌다. 내년부터 새 아파트 입주가 급증할 예정이어서 전국 곳곳에서 이 같은 역전세난이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성동구 전셋값 최대 2억원 급락

26일 성동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차례로 입주를 시작한 하왕십리동 ‘센트라스1·2차’(2529가구)와 옥수동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1976가구)의 전세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0월 센트라스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은 6억3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KB부동산시세의 평균 매매가격인 7억8500만원의 80% 수준이었다. 입주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매매가격은 8억원대 전후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세가격은 5억원, 5억2000만원 등에 거래되며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입지가 뒤지는 동·호수는 4억5000만~4억6000만원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옥수파크힐스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10월 전용 84㎡ 전세 매물은 최고 7억5000만원(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선 6억원, 5억9000만원 등에 계약이 이뤄졌다. 옥수동 P공인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며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매매값과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지면서 인근 기존 아파트 전세가격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센트라스 옆에 지난해 입주한 ‘왕십리 텐즈힐1차’ 전용 84㎡ 전세가는 11월 말까지 6억1000만원에 형성됐다. 새 아파트인 센트라스보다 높은 만큼 앞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옥수파크힐스 바로 옆 단지인 ‘래미안 옥수리버젠1차’ 전용 84㎡ 전세 실거래가도 이달 7억10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낡은 기존 아파트 전세가격이 신규 아파트 전세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전세 매물 소진에 시간이 많이 걸리면 인근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동반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입주 물량 급증에 ‘휘청’

부동산 전문가들은 왕십리 뉴타운 개발로 성동구 전세시장에 지속적으로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곳에선 단기적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특히 입주 물량이 꾸준히 이어지는 곳일수록 하락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센트라스와 옥수파크힐스에 갭투자(높은 전세 보증금을 낀 투자)를 한 이들이 많아 다른 단지보다 전세 매물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왕십리동 S공인 관계자는 “올초 수도권 분양권 투자 열풍이 불 때 성동구에도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전세가격이 예상보다 떨어져 2억원 이상의 돈이 더 필요해진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경기도와 달리 평년 수준이어서 전셋값이 곧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서울 마곡지구, 경기 위례신도시 등의 입주 때도 주변 지역 전셋값이 급락했지만 곧 회복했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선 저렴하게 전셋집을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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